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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를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만큼 욕심껏 많이 읽지는 못하지만 평생 꾸준히 해 온 단 하나의 일이라면 바로 책 읽기입니다.

 

요 몇 개월 좋아하는 책 읽기를 블로그 포스트로 전환하려고 이것저것 나름의 노력을 해보고 있어요. 그런데 한 가지 깨달은 건 전 책 읽기는 좋아하지만 그것에 대해 정리를 하는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네요. 물론 책 한 권을 읽으면 인상 깊은 구절 밑줄 긋기를 몇십 년째 네이버 블로그에 정리해오고 있지만 그와는 별개로 읽은 책에 대한 감상을 남기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아요. 네이버 파워블로거 '핑크팬더'님은 읽은 모든 책들에 대한 감상을 블로그에 남기고 계신데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잘 쓴 글이나 좋은 글을 남기겠다는 욕심은 좀 덜어냈는데, 읽은 모든 책에 대해 간단하게라도 독후감을 쓰겠다는 생각은 좀체 실천이 되지 않아요.

뚜벅이의 다이어리
뚜벅이의 다이어리

 

 

일단 저는 집의 공간 문제도 있고, 비용 문제도 있고 어느 순간부터는 책을 사읽기보다는 도서관을 이용해 빌려 읽는 경우가 많아요. 빌린 책에 밑줄을 그을 수는 없으니 읽으며 인상 깊었던 구절에는 포스트잇을 꼼꼼히 붙여둡니다. 그리고 포스트잇이 붙은 내용을 네이버 블로그에 타이핑해서 기록해요. 벌써 이십 년 넘게 꾸준히 해오고 있는 작업인데 제가 그래도 에너지를 모아 할 수 있는 부분은 딱 여기 까지더라고요. 짧게라도 감상을 메모해두고 싶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밑줄 그은 부분을 블로그에 필사하는건 책 내용을 한 번 정리해보는 기회가 되긴 했지만 책 전체를 체계적으로 머릿 속에 정리하기는 어려웠어요. 파편적인 문장과 인상으로 기억할 뿐이죠.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한 뒤 좀 더 진지한 서평을 써보려고 마인드맵을 더듬더듬 적어보기 시작했는데 나름 도움이 됐지만 이를 독후감으로 전환시키는 건 또 다른 문제더라고요.

 

보통 책 한 권 읽기를 끝내면 읽은 책 내용을 정리하며 곱씹기보다 서둘러 다음 책을 읽고 싶은 욕심이 훨씬 더 커요. 재미에서 다음 재미로만 빨리 이동하고 싶은 것 같네요. 읽은 책을 정리하는 건 즐거움의 영역이라기엔 제겐 '일 적'인 느낌이 더 큰 것 같아요. 

 

방금 읽기를 마친 책에서 블로그 글쓰기를 염두에 두고 책을 읽으면 훨씬 더 책 읽기가 즐겁다고 했는데 저의 경우는 딱히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책 한 권을 재밌게 읽고, 다음 책을 또 빨리 재밌게 읽고 싶은 마음이 더 커요. 

 

걷는 걸 좋아해 몇십 년째 걷고 있지만 경치 좋은 풍경 앞에서 잠시 머물러 잘 쉬지 못하고 계속 관성대로 걷고 있는 제 모습이 책 읽기에도 겹쳐 보입니다. 

 

서평쓰기의 어려움, 글쓰기 자체가 좀 더 편해지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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