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22 신제품의 GOS논란이 뜨겁습니다. 급기야 성능 조작 논란으로까지 번지면서 쉽게 문제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데요. GOS관련 논란의 핵심을 정리해봅니다.
■ 삼성 갤럭시S22 시리즈 출시
삼성전자는 지난달 25일 '역대급 성능'을 자랑하며 갤럭시S22 시리즈를 출시하여 사전판매와 사전 개통에서 역대 최다 기록을 달성하는 등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었는데요. 난데없는 GOS 성능 저하 논란으로 소비자 신뢰와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앞서 2월 9일 삼성전자는 '삼성 갤럭시 언팩 2022' 당시 역대 가장 빠른 칩이 장착된 갤럭시S22와 스마트폰 내에서 발생하는 열을 제어하는 방열 기술을 동시에 공개했어요. 스마트폰에서 발생하는 열을 분산시키는 설계와 소재를 개선하는 구조적인 변화에 더해 '열 제어 소프트웨어'를 결합했다고 밝힌 건데요.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S22 시리즈는 혁신적 카메라와 역대 최고 성능으로 사용자들이 창작하고 공유하며 소통하는 데 최상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었죠.
■ 갤럭시S22 게임 최적화 강제하는 GOS란?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과 태블릿에는 기존에도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Game Optimizing Service)'라는 애플리케이션이 기본 탑재되어 있었습니다. 게임으로 인식되는 앱이 켜지면 기기의 과도한 발열과 배터리 사용을 막기 위해 자동적으로 GOS가 활성화되어 초당 프레임수나 화면 해상도를 낮추는 등 기기의 성능을 떨어뜨리게 만든 겁니다.
문제는 이전에는 GOS를 비활성화할 수 있는 유료 앱을 다운받아 이용하는 등 GOS를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던 반면, 이번 갤럭시S22 / 갤럭시탭 S8 시리즈 출시와 함께 One UI 4.0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모든 GOS 우회방법을 막아버린 겁니다.
이를 놓고 갤럭시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시속 250km로 달릴 수 있다는 고가의 신차를 출시해놓고, 정작 실전에선 100km 이상으로는 속도를 못 내게 막아놓은 꼴이라는 불만이 속출했어요. 삼성전자는 배터리 발열로 인한 소비자 안전상의 문제라는 입장이었지만 소비자들은 강제적인 성능 저하라고 반발하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더 큰 문제는 이 GOS가 스마트폰 성능을 측정하는 테스트를 진행할 때는 작동을 안 한다는 사실이 드러난 건데요. 고사양 게임을 할 때는 제한되는 성능이 테스트할 때만 좋아지는 것은 소비자 기만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졌어요. 정말 소비자 안전을 위한 조치였다고 해도 사전에 이에 대한 고지가 전혀 없었다는 점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삼성 측의 과실이기도 하고요.
일부 소비자들은 GOS가 스마트폰의 성능을 절반 가까이 떨어뜨린다는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고, 심지어 게임 이외의 일반 앱을 실행할 때도 GOS가 광범위하게 실행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 전자기기 성능 측정 사이트 '긱벤치'에서 삼성폰 4종 퇴출
설상가상으로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전자기기 성능 측정 사이트인 '긱벤치(GeekBench)'에서 퇴출되는 불명예를 얻었습니다. 긱벤치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성능 측정(벤치마크) 사이트로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 시 참고하는 중요 지표입니다.
지난 5일 긱벤치 측은 이번 사태를 삼성전자의 성능 측정 조작으로 판단했다며 갤럭시S22 / S21 / S20 / S10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 4종을 평가 목록에서 퇴출시켰습니다. 현재까지 긱벤치 평가 목록에서 제외된 제품은 중국 화웨이, 원플러스 등 스마트폰 제조사와 삼성전자뿐입니다.
긱벤치 개발자 존 폴은 최근 한 유튜브와의 인터뷰에서 "GOS와 같은 해결 방법을 적용하려면 이는 벤치마크를 포함한 모든 앱에 적용돼야 한다. 하지만 GOS는 선택적으로 적용되므로 벤치마크 프로그램들은 GOS가 적용되는 앱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같은 방식으로 삼성이 굉장히 성능 좋은 스마트폰이라는 인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 뿔난 소비자 집단 소송
갤럭시S22 시리즈 성능 논란에 소비자들은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구매자들이 개설한 네이버 카페 '갤럭시 GOS 집단 소송 준비방'의 가입자는 9일 6000명을 넘어섰어요.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삼성전자가 GOS성능과 관련해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는 신고를 접수받아 예비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고, 이를 토대로 정식 조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또한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지난 4일 '갤럭시 스마트폰의 허위 광고에 속은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랐고 9일까지 8300명 이상이 동의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달 16일 정기 주총을 앞두고 지난 6일~15일까지 사전 온라인 전자투표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삼성전자 소액주주들은 주주총회 전자투표를 통해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 익스피리언스 사업부장(사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 등에 '비토'(거부권)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 삼성 갤S22 업데이트로 GOS 우회 허용
논란이 걷잡을 수없이 커지자 삼성전자는 10일 '갤럭시S22' 시리즈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본 업데이트는 지급제 폰에 우선 적용되었고 현재 통신 3사를 통해 구매한 갤럭시S22에도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업데이트에 따라 갤럭시S22 이용자들은 게임을 할 때 GOS를 비활성화할 수 있게 됐어요. 업데이트 후 게임 런처 앱 내 '게임 부스터 실험실'에서 성능 우선 모드를 활성화하면 GOS를 끌 수 있습니다.
GOS를 우회할 수 있는 외부 앱을 차단하는 기능도 해제됩니다. 다만 스마트폰 과열을 막기 위한 단말 온도에 따른 제어 동작은 유지됩니다.
다만 일부 갤럭시 S22 시리즈 이용자들은 업데이트 이후에도 속도가 빨라지지 않았고, 과열이 심하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어요. 별도 공지 없이 업데이트하고 관련 안내문이 없다는 것에 대한 불평도 나오고 있는 형편입니다.
한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인 노태문 사장은 업데이트 당일인 10일 내부 타운홀 미팅을 통해 임직원에게 GOS의 기능과 관련 이슈를 설명하며, 논란에 관해 임직원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며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GOS논란은 모처럼의 갤럭시 S22 흥행에 타격을 주는 것을 넘어 삼성전자 스마트폰 브랜드 위상을 떨어뜨리는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GOS사태의 궁극적 원인은 '발열'과 '소비자 안전'에 대한 고민을 소프트웨어를 통한 성능 제한이라는 안일한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한 것이라고 보입니다. 무엇보다 150만 원이 넘는 고가의 스마트폰 성능을 낮추면서도 사전에 소비자들에게 고지하지 않은 점과 GOS를 끌 선택권도 주지 않았다는 것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고 할 수 있어요.
세계 시장에서 애플은 삼성과 달리 자체 설계한 반도체 칩 성능과 생태계를 앞세워 삼성전자와 격차를 벌리고 있고, 중국 스마트폰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이런 여러 압박 속에 삼성전자는 진정성 있는 사과와 후속 대처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독, 공감, 댓글은 항상 힘이 됩니다. ^^
최근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