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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까지만 해도 제가 경제와 주식과 재무제표를 공부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새삼 예전 독서 기록들을 찾아봤는데, 평생 책을 읽고 있지만 '경제' 관련 책은 거의 읽어 본 적이 없어요. 사실상 저의 경제 지식이라곤 대학 때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뭐 그런 비슷한 제목의 교양 수업이 마지막이었습니다. "경제? 그게 뭐 하는 건데?" 수준이었죠. 그러던 제가 어쩌다 경제 블로거가 되었을까요?

두둥!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백수가 될 거야


사실을 말하자면 불과 일 년 전까지 돈 벌 궁리보단 백수가 될 궁리를 하고 있었다. 씀씀이를 줄이고 돈의 노예에서 벗어나 공부하는 삶을 살자는 책들을 찾아 읽었다. 돈 나올 구멍은 없었으나 이미 난 백수였고 무식하게 소비를 대폭 줄여나가는 것으로 시작했다. 정말 꼭 필요한 생필품만을 샀다. 주거비는 들지 않으니 그나마 다행이라 여기며 문화생활비, 미용, 불필요한 모임들을 줄였다. 식비도 더 줄이고 싶었으나 건강상의 문제도 있고 정말 먹고 싶은 것까지 못 먹는 삶은 별로라 가끔은 원하는 것들을 먹었다. 아무리 줄여도 공과금 다음으로 식비의 지출이 컸다.

이미 꽤 오래 욕망의 크기를 줄이는 작업을 해온 터라 별로 갖고 싶은 게 없었던 건 큰 도움이 됐다. 고민 없이 펑펑 쓸 돈은 없었지만 사고 싶은 게 없으니 크게 불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계산기 두드리며 소비를 줄여도 월 100만 원 이상의 생활비가 들었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기에 예기치 않게 생기는 경조사비나 병원비 같은 게 복병이었다. 줄어드는 통장잔고가 가슴을 압박했다. 돈을 벌어야 했다.

 

Photo by Pixabay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어


한 때는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 당시 내가 직업에서 얻고자 한 건 '창의적인 일일 것, 기술을 배울 것'이었다. 웹 디자인을 공부했다. 너무 늦은 나이였고, 앞길도 막막했지만 재미있었다. 배움이 힘들었지만, 신세계를 만난 것 같았다. 이걸로 직업을 얻지 못한다 해도 지레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가는 데까지 가보자 생각했다.

9년여의 기간 동안 적당한 시기에 이직을 하며 커리어를 쌓았다. 이쪽 일이라는 게 한 회사에서 3년 차 정도면 깊어지거나 넓어지기 보다는 반복 노동이 되어 단순해졌다. 더 이상 여기서는 배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찾아온다. 이직의 타이밍이다. 배울 게 없어서 이직을 원한다니 그때만 해도 아직 일에 대한 열정이 남아있었다. 재미는 없어도 그럭저럭 안정적인 10년 차가 될 기회를 미련 없이 버렸다. 프리랜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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